김태훈 컨설턴트Evaluator-minded advis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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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승인 관점

적자 기업도 정책자금 가능할까? 심사가 보는 진짜 기준

적자가 났다고 정책자금이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평가가 더 중요하게 보는 적자의 원인과 회복 경로, 두 가지 질문을 현직 평가위원 시각으로 정리했습니다.

적자가 났다고 정책자금 신청이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평가에서 더 중요하게 보는 것은 적자의 원인이 구조적인지 일시적인지, 그리고 회복 경로가 숫자로 설명되는지입니다. 적자 여부보다 이 두 가지 질문에 답할 수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작년에 적자가 났는데, 정책자금 신청은 아예 안 되는 거죠?”

상담 현장에서 자주 듣는 질문입니다. 그리고 많은 대표님들이 적자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미리 포기하십니다. 그런데 이건 정확한 이해가 아닙니다.

적자 기업이라고 해서 정책자금 검토 대상에서 무조건 제외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적자가 유리한 조건은 아닙니다. 다만 평가하는 입장에서 적자를 볼 때는, “적자가 났느냐”보다 먼저 던지는 두 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오늘은 그 두 질문이 무엇인지, 그리고 대표님이 어떻게 답할 수 있어야 하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먼저 전제를 하나 짚겠습니다. 정책자금은 기술·사업성 평가에서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지만 민간 금융기관 이용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기업을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즉 처음부터 완벽하게 탄탄한 회사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적자 자체가 결격 사유로 직결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적자가 있는 상태에서는 평가위원이 확인하려는 것이 더 많아집니다. 그 확인의 핵심이 다음 두 가지 질문입니다.

같은 적자라도 원인에 따라 전혀 다르게 읽힙니다.

일시적 적자는 특정 시점의 사정으로 설명되는 적자입니다. 예를 들어 신규 설비를 도입하면서 초기 비용이 한꺼번에 들어갔거나, 대형 거래처 납품을 위해 원재료를 선구매하면서 일시적으로 지출이 매출을 앞선 경우입니다. 이런 적자는 원인이 명확하고, 그 원인이 해소되면 수익 구조가 정상화될 가능성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구조적 적자는 사업 모델 자체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적자입니다. 팔수록 손해가 나는 단가 구조, 고정비가 매출 규모를 계속 초과하는 상황 등이 여기 해당합니다. 이 경우는 자금이 들어가도 적자가 메워질 뿐, 회사 구조가 개선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평가하는 입장에서 이 둘은 같은 적자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표님은 자기 회사의 적자가 어느 쪽인지를 먼저 정리하고, 일시적 적자라면 그 원인과 해소 시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두 번째 질문은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회복되는가”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좋아질 겁니다”라는 기대가 아니라 회복을 뒷받침하는 근거입니다. 대표님의 확신은 중요하지만, 평가위원이 보는 것은 확신이 아니라 증빙입니다.

예를 들어 “올해는 작년보다 나아질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면 약합니다. 반면 “작년 적자의 주된 원인은 상반기 설비 투자 비용이었습니다. 해당 투자는 1분기에 종료됐고, 2분기부터 생산 능력이 늘면서 기존 거래처 2곳의 발주량이 증가했습니다. 현재 세금계산서 발행액 기준으로 분기 매출이 회복 흐름에 있습니다”라고 말하면 전혀 다르게 들립니다.

이건 단순한 다짐이 아니라 흐름입니다. 계약서, 발주서, 세금계산서 발행 내역, 수주 예정표 같은 자료가 있으면 회복 경로가 말이 아니라 자료로 보입니다.

정리하면, 적자 기업이 정책자금을 검토할 때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적자의 원인을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원인이 일시적이라면 언제, 왜 발생했고 언제 해소되는지를 짚어야 합니다.

둘째, 회복 경로를 숫자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최근 매출 흐름, 향후 수주 근거, 비용 구조의 변화를 자료로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이 자금이 적자를 단순히 메우는 데 쓰이는 것이 아니라, 회복을 앞당기는 데 쓰인다는 점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같은 1억 원이라도 “적자를 메우는 1억”과 “회복 중인 매출을 더 키우기 위한 1억”은 다르게 읽힙니다.

Q. 자본잠식 상태여도 신청이 가능한가요?
A. 자본잠식은 적자보다 더 신중하게 봐야 하는 사안입니다. 자금 종류와 회사 상황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므로, 자본잠식이 있다면 무작정 신청하기 전에 현재 재무 상태부터 점검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적자가 2년 연속이면 어렵나요?
A. 연속 적자라면 평가가 더 까다로워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핵심은 원인입니다. 2년에 걸친 적자가 동일한 일시적 요인의 연장선인지, 구조적 문제인지에 따라 설명의 방향이 달라집니다.

Q. 적자 기업도 받을 수 있는 자금이 따로 있나요?
A. 자금별로 신청 대상과 심사 기준이 다릅니다. 회사의 적자 상황과 업력, 업종에 따라 검토 가능한 자금이 달라지므로, 개별 상황을 기준으로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Q. 적자라는 사실을 상담 때 먼저 밝히는 게 좋을까요?
A. 그렇습니다. 적자를 숨기기보다, 원인과 회복 경로를 함께 설명하는 편이 신뢰를 줍니다. 평가에서 중요한 것은 완벽한 회사처럼 보이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알고 있고 어떻게 풀어갈지를 설명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적자 기업의 정책자금 가능성은 적자 여부가 아니라 원인과 회복 가능성에 달려 있습니다. 평가위원이 던지는 두 질문 — 적자의 원인이 구조적인가 일시적인가, 회복 경로가 숫자로 설명되는가 — 에 답할 수 있다면, 적자라는 사실 하나로 미리 포기할 이유는 없습니다.

대표님 회사의 적자가 어느 쪽 유형인지, 회복 경로를 어떤 자료로 설명해야 하는지 점검이 필요하시다면 상담 문의에 현재 상황을 남겨주시면 됩니다. 신청 가능 여부만이 아니라, 무엇부터 정리해야 하는지 기준을 함께 짚어드리겠습니다.

김태훈 컨설턴트 (사저씨) — ‘사업 읽어주는 아저씨’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기업 컨설턴트입니다. (주)리빌드 대표이사이자 서울산업진흥원·고양산업진흥원 평가위원, (주)하임벤처투자 스타트업 심사역으로서 정책자금과 경영을 현직 평가위원의 시각으로 분석합니다. 대표가 보는 회사와 평가위원이 보는 회사는 다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