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 컨설턴트Evaluator-minded advisory
← 인사이트 목록

심사/승인 관점

정책자금 부채비율, 정말 발목을 잡을까

부채비율은 정책자금 평가의 지표지만 단일 합격선은 없습니다. 업종별 평균 차이, 창업 기업 완화 기준, 부채의 질을 보는 평가 관점을 정리했습니다.

부채비율은 정책자금 평가에서 중요한 지표지만, 절대적인 합격선이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업종마다 평균 부채비율이 크게 다르고, 창업 초기 기업에는 별도의 기준이 적용되기도 합니다. “부채가 많다”는 막연한 불안은 업종 기준선으로 환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회사 부채비율이 높아서 정책자금은 어렵겠죠?”

대표님들이 자주 던지는 질문입니다. 그리고 이 질문 뒤에는 대체로 막연한 불안이 깔려 있습니다. 부채비율이 정확히 몇 퍼센트인지, 그게 우리 업종에서 높은 편인지 낮은 편인지는 모른 채, “높을 것 같다”는 느낌만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채비율은 분명히 평가에서 보는 지표입니다. 하지만 “몇 퍼센트를 넘으면 무조건 탈락”이라는 식의 단일 합격선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은 부채비율이 평가에서 어떻게 읽히는지, 그리고 대표님이 막연한 불안을 어떻게 구체적인 숫자로 바꿔 볼 수 있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부채비율의 정상 범위가 업종마다 크게 다르다는 점입니다.

제조업은 설비 투자가 많아 부채비율이 자연스럽게 높게 형성됩니다. 같은 제조업 안에서도 식료품, 전자부품, 자동차 부품 등 세부 업종에 따라 평균이 또 달라집니다. 반면 설비 부담이 적은 일부 서비스업은 평균 부채비율이 낮게 형성됩니다.

그래서 “부채비율 300퍼센트”라는 숫자 하나만으로는 높다 낮다를 말할 수 없습니다. 그 회사가 속한 업종의 평균과 비교해야 의미가 생깁니다. 어떤 업종에서는 300퍼센트가 평균을 밑도는 안정적인 수치일 수 있고, 다른 업종에서는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치일 수 있습니다.

평가 실무에서도 부채비율을 절대값만으로 보지 않습니다. 동종 업계 평균과 견주어 이 회사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함께 봅니다. 대표님이 해야 할 첫 번째 작업은, 자기 회사의 부채비율을 업종 평균이라는 기준선 위에 올려놓고 위치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또 하나 알아둘 것은, 창업 초기 기업에 대해서는 부채비율 기준이 완화되어 적용되는 경우가 있다는 점입니다.

업력이 짧은 창업 기업은 사업 초기에 투자가 집중되면서 부채비율이 높게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를 일반 기업과 동일한 잣대로 평가하면 창업 기업 대부분이 불리해집니다. 그래서 정책자금 융자계획에서는 업력이 일정 기간 미만인 창업 기업에 대해 부채비율 제한을 적용하지 않거나 완화하는 기준을 두기도 합니다.

다만 이 기준은 매년 발표되는 공고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자본잠식 같은 다른 요건은 별도로 적용됩니다. 따라서 창업 기업이라면 “초기에는 부채비율이 높아도 괜찮다”고 막연히 안심하기보다, 해당 연도 공고에서 자기 회사가 어떤 기준의 적용을 받는지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부채비율은 출발점이지, 평가의 전부가 아닙니다. 평가하는 입장에서는 부채비율 숫자를 확인한 다음, 그 부채의 질을 봅니다.

같은 부채비율이라도, 매출을 키우기 위한 설비 투자에서 비롯된 부채와 적자를 메우기 위해 누적된 부채는 다르게 읽힙니다. 또 만기가 분산되어 있어 상환 부담이 고르게 퍼진 부채와, 특정 시점에 만기가 몰려 있는 부채도 다릅니다.

그래서 부채비율이 다소 높더라도, 그 부채가 어디에 쓰였고 어떻게 상환되고 있는지를 설명할 수 있으면 평가의 결이 달라집니다. 반대로 부채비율이 평균 수준이어도 그 내용을 대표가 설명하지 못하면 신뢰를 주기 어렵습니다.

막연한 불안을 구체적인 숫자로 바꾸려면 다음을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첫째, 자기 회사의 현재 부채비율을 정확히 파악합니다. 재무제표상 부채총계와 자본총계를 기준으로 계산되며, 회계 담당자나 세무 대리인에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둘째, 같은 업종의 평균 부채비율과 비교해 위치를 확인합니다. 업종 평균 통계는 한국은행 기업경영분석 등 공개 자료에서 참고할 수 있습니다.

셋째, 부채의 구성을 설명할 수 있도록 정리합니다. 어떤 부채가 어떤 목적으로 발생했고, 만기와 상환 흐름이 어떻게 되는지를 파악해 둡니다.

이 세 가지가 정리되면, “부채가 많아서 안 될 것 같다”는 불안이 “우리 회사 부채비율은 업종 평균 대비 이 정도이고, 부채의 대부분은 이런 목적”이라는 설명으로 바뀝니다. 평가에서는 후자가 훨씬 강합니다.

Q. 부채비율이 몇 퍼센트를 넘으면 무조건 탈락인가요?
A. 모든 자금에 일괄 적용되는 단일 합격선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업종 평균, 부채의 구성, 창업 기업 여부 등이 함께 고려됩니다. 다만 자금별 공고에 별도의 재무 요건이 명시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해당 공고를 확인해야 합니다.

Q. 업종 평균은 어디서 확인하나요?
A.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기업경영분석 자료 등에서 업종별 재무비율 통계를 참고할 수 있습니다. 다만 통계 분류와 실제 회사 업종이 정확히 일치하지 않을 수 있어 참고치로 활용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Q. 부채비율을 단기간에 낮출 방법이 있나요?
A. 부채 상환, 증자 등으로 비율이 달라질 수 있지만, 무리한 단기 조정은 다른 재무 지표나 현금흐름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비율 자체를 낮추는 것보다 부채의 구성과 상환 구조를 설명 가능하게 정리하는 편이 더 현실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Q. 창업 기업인데 부채비율이 높습니다. 그냥 신청해도 되나요?
A. 창업 기업에 대한 완화 기준이 있더라도 자본잠식 등 다른 요건은 별도로 봅니다. 신청 전에 해당 연도 공고 기준과 회사의 전체 재무 상태를 함께 점검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부채비율은 평가에서 보는 지표가 맞지만, 절대적인 합격선으로 작동하는 단일 숫자는 아닙니다. 업종 평균이라는 기준선 위에 회사를 올려놓고, 부채의 구성과 상환 구조를 설명할 수 있다면, “부채가 많다”는 막연한 불안은 상당 부분 구체적인 판단으로 바뀝니다.

대표님 회사의 부채비율이 업종 기준에서 어느 위치인지, 부채 구성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점검이 필요하시다면 상담 문의에 현재 상황을 남겨주시면 됩니다. 막연한 불안을 숫자로 바꾸는 작업부터 함께 시작하겠습니다.

김태훈 컨설턴트 (사저씨) — ‘사업 읽어주는 아저씨’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기업 컨설턴트입니다. (주)리빌드 대표이사이자 서울산업진흥원·고양산업진흥원 평가위원, (주)하임벤처투자 스타트업 심사역으로서 정책자금과 경영을 현직 평가위원의 시각으로 분석합니다. 대표가 보는 회사와 평가위원이 보는 회사는 다르기 때문입니다.